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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자 '희망전도사'…양부모 학대에 17살 때 가출

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는 한인 입양인의 활동이 지역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저지주 온라인매체 데일리보이스는 22일 기사에서 해링턴파크에 거주하는 리네 젠슨(41.사진)이 설립한 가정폭력 피해자 및 자녀를 돕는 조직 '마미스 타임-아웃(Mommies Time-Out)'의 활동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젠슨은 생후 7개월 만에 미국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일리노이주에서 성장한 젠슨은 심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다. 젠슨은 "17살 때 집을 나와 직장을 잡아야 했다. 제대로 된 보호자가 없어 뭘 할지도 잘 몰랐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2004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홀로 이사를 온 젠슨은 전 남편을 만났고 그와의 사이에 두 자녀를 낳았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남편과 이혼을 했고 아이들과 함께 뉴저지로 왔다. 가난하고 직장도 없었던 젠슨은 뉴저지에서의 첫 3년간 방 하나를 다른 싱글맘 가정과 나눠 쓸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 이후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고 지금은 듀몬트의 CDA파이낸셜 보험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젠슨은 지난 2015년 2월 버겐카운티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지원 단체를 페이스북에 개설했다.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의 삶을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으로 힘들어 하는 여성들의 정신건강과 복지를 위해 설립된 이 단체는 페이스북에 개설된 지 12시간 만에 250명이 가입할 정도로 큰 호응을 받았다. 지금은 회원 2500명이 함께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단체는 음식과 책 기저귀 잠옷 등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구호품을 모아 꾸준히 전달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일에 노력하고 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자신의 집을 구호 물품을 모으는 공간으로 내놓았으며 듀몬트의 지역 식당도 구호 물품을 모으는 데 협력했다. 또 노스베일의 한 베이글 매장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사는 셸터에 베이글을 기증하는 등 이 단체는 지역사회 도움의 손길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2017-11-23

안일한 대응 더 큰 화…"폭력은 일회성 없다"

#. 30대 A씨 부부는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불화가 시작됐다. A씨 남편은 LA한인타운 술집에 다니며 밖으로 돌았다. 남편은 항의하는 A씨에게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때론 아이가 자는 방문을 걷어차고 물건도 집어 던졌다. A씨는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았다. 그는 "시민권자와 결혼해 임시영주권이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를 생각해 이 순간이 지나길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 50대 직장인인 B씨는 집에 가는 길이 무겁다. 갱년기가 시작된 아내의 잔소리가 부쩍 심해졌다. B씨 아내는 남편을 이웃과 비교하며 '무능'을 탓했다. 잔소리의 원인은 돈이었다. 전업주부인 B씨 아내는 풍족한 경제생활을 원한다며 남편을 닦달한다. B씨는 아내의 거친 언사에 지쳐 한인가정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했고 자신이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일상 속 불화와 폭력 지난 10월은 가정폭력 인식의 달이었다. 한인가정상담소(소장 카니 정 조) 이웃케어클리닉(소장 애린 박)은 폭력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알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단체 관계자들은 "가정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의 행위가 '폭력'이라는 사실을 모를 때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폭력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특히 가정 불화와 폭력을 순간의 위기로 모면하면 더 큰 화를 부르기 쉽다. 한인가정은 가정폭력을 집안 문제로 여겨 구성원 모두 덮고 지나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가정 불화나 폭력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초기 대처에 실패하면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인가정상담소 정은영 매니저는 "가정폭력 가해자의 70~80%가 유년시절 가정폭력에 노출된 경우다. 이들은 폭력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더 나빠진다"고 강조했다. ▶가정폭력 잘못된 인식 가정폭력 하면 흔히 폭행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는 큰 오해다. 우선 가정폭력의 정의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배우자나 파트너 상대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행동을 '힘과 금전'으로 좌지우지하려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신체 폭행 외에 '의도적인 협박 언어 폭력 성적 폭력 정서적 폭력 금전을 이유로 한 재정압박 물건 던지기 체류신분 악용' 등 학대(abuse)적 행동도 모두 가정폭력 유형이다. ▶혹시 나도 가해자? 전문가에 따르면 부부 사이에 갑과 을의 상하관계를 정립하려는 한국식 가부장 문화는 가정폭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미국 사회는 가족 구성원을 '동등한 인격체'의 조합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가장이 집안의 최고 권위자라는 사고방식은 일찌감치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여성이 남성에게 의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한인가정상담소 측은 생활고 문제 등을 이유로 남편을 구박하는 아내 역시 가정폭력 가해자라고 전했다. 한인가정상담소 제니퍼 오 매니저는 "미국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강압적으로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상황을 폭력적이라고 본다"면서 배우자나 자녀를 나와 똑같은 인격체 평등과 존중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가치가 한인 가정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력의 악순환 가정폭력은 교육 및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계층을 막론하고 발생한다. 특히 부부 중 자신의 유년시절 부모의 폭력적 행동이 기억에 남아 있다면 가정폭력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한인가정상담소 정은영 매니저는 "가정폭력에 노출된 자녀는 폭력 성향을 내면화해 훗날 똑같은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서 폭력을 습득했다고 볼 수 있다. 부모가 본보기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kim.ian@koreadaily.com

2017-11-08

"친구가 매일 맞고 살아요…"…"남편 욕설에 정말 죽고 싶어"

"문제가 매우 심각하지만, 사각 지대에 놓여있다." LA카운티 검찰의 한 검사는 한인 노인들의 가정 폭력 실태를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의 신고가 매우 드물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LA다운타운의 한 노인 아파트에서는 90세 한인 남성이 80대 아내를 폭행해 경찰에 체포됐다.본지 2015년 10월 20일 A-1면> 보도 이후 제보가 잇따랐다. 다운타운의 또 다른 노인아파트에 사는 박모(79) 할머니는 "이웃에 사는 친구가 매일 지팡이로 맞고 산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주민 정모(81) 할아버지는 "아내가 몸이 아픈 나를 때리고, 밥도 잘 안 준다"고 했다. 이모(78) 할머니는 "남편은 늘 죽어버리라고 해서 정말 죽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도 상황은 심각하다. 그러나 가정폭력 신고 사례가 적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인가정상담소(KFAM)에 따르면 지난해 KFAM이 도움을 준 가정폭력피해자는 114명이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의 사례는 약 5%인 6명 정도다. 가해자 성비는 남성 85%, 여성 15% 수준이다. 가정폭력방지 프로그램의 제니퍼 오 매니저는 "노인들은 가정에서 일어난 일은 가정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상담 건수는 많지만 신고를 하거나,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분 문제가 가정 폭력 방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관계자는 "시민권자 남편과 늦깎이 결혼을 해 영주권을 받으려는 한인 할머니들이 꽤 있다. 남편은 강제 추방을 들먹이며 아내를 협박하고 괴롭히는 사례가 자주 있다"며 "하루 이틀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곪아 썩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LAPD의 토마스 서전트는 "한인 노인들은 부부끼리의 다툼에 왜 경찰이 간섭하냐는 반응을 보인다. 한국 상황은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정폭력 가해자는 최소 징역 1년 또는 벌금 6000달러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니퍼 오 매니저는 "긴급 상황에는 꼭 911에 신고하라. '헬프 미', '허즈밴드 힛 미' 정도만 외워서 신고해도 된다"며 "긴급 상황이 아니면 한인가정상담소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한인가정상담소: (213)235-4860, (888)979-3800(24시간 핫 라인) 오세진 기자

2015-10-20

[독자 마당] 이제는 병과 친구할 나이, 자꾸만 싸우려 들지 말라

이명으로 며칠을 시달리다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나이 들어 오는 노화현상입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친구로 지내세요." 검진을 마친 담당의사는 대단치 않다는 듯 진찰결과를 말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니…. 섭섭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중에서 닥터가 한 마지막 말 '친구로 지내세요'가 머리 속을 맴돌았다. 우리는 병과 싸우는 것을 '투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투병은 맞는 말이 아니다. 싸움이란 원래 승산이 있다고 생각할 때 한다. 질 것이 뻔한 싸움을 하는 바보는 없다. 병과의 싸움도 마찬가지다. 병이란 놈이 어디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상대인가. 나이가 들면서 싸워야 할 적병은 자꾸 느는데 나는 날마다 쇠약해지고 있다. 병은 우리가 싸워야 할 적이 아니라 끝없이 인내하고, 타협하면서 친구로 삼아야 할 대상이다. 마오쩌둥은 "싸우다 지치면 친구가 된다"고 했다. 정치의 속성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왜 피터지게 싸운 후에야 친구가 되는 것일까. 처음부터 친구가 되면 좋으련만 말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길은 결국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요사이는 허리가 몹시 아파 고생하고 있다. 주치의와 상의했더니 수술로도 별로 나아질 게 없단다. 노화현상이니 그런 대로 친구처럼 지내란 말일 게다. 오늘도 나는 병과 좋은 친구로 지내려 애쓴다. 친구는 '내 무거운 짐을 대신 지고 가는 사람'이라 했으니까.

201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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